-월간 FUSE에서 발췌-
브라질의 가레온 공항에서 리오 데 자네이로까지 이동하는 도로를 지나다가 돌연 코를 찌르는 악취를 맡았다. 통역에 따르면 브라질의 광대한 빈민가에서 나는 악취라고 한다. 브라질의 빈민가를 상상하려면 실화에 근거한 영화 City of God을 보면 될 것이다. 그곳의 어린이들은 어린 나이에 장난감 대신 마약과 총을 만진다.
브라질의 빈부 격차는 매우 극심하다. 심지어 쓰는 단어만 보더라도 어디 출신인지 알아낼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물론 빈민가 출신의 격투가는 많다.
노게이라 형제에게 가난한 생활이 격투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물어보자 고개를 끄덕였다. 헝그리 정신을 길러준다는 점에서는 플러스. 그러나 이런 사회적 약자에게 도무지 서포트가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이 열악한 것도 사실이라고 한다. 브라질리안탑팀에서 미국의 레슬링 코치(이 사람이 데럴 골라죠. 브라질은 의외로 레슬링이 부실해서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곳이 없다고 그럽니다. 이렇게 미국에서 강사를 초빙해오는 경우가 많다는군요)를 데려왔는데 그는 브라질리안들의 재능에 놀랐다고 했다. 그러나 그것은 다이아몬드 원석일 뿐이었다. 다이아몬드는 아니었다. 노게이라 형제는 그 원석을 다이아몬드로 바꿀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호드리고 노게이라의 에피소드. 그는 자기가 볼 때 재능이 있다고 생각되는 '원석'들을 자비를 들여 일본에 데리고 감으로서 프라이드의 분위기를 익히게 했다고 한다. 사실 브라질리안탑팀 모두가 이런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하며 고아들을 돕고 있다고 한다. 노게이라가 자랑스러워하는 일 중 하나이다.
"브라질리안탑팀 옆에 쿠르사다라는 빈민가가 있어요. 정말 가난한 동네지만 우리는 그곳의 어린이들에게 유술을 무료로 가르칩니다. 필요한 도구는 우리가 무상으로 제공하죠. 그들로 구성된 팀도 있는데 대회에서 아직까지 진 적이 없습니다."
돈은 유용하게 쓰기 위해 있다. 이것이 노게이라의 인생철학이다. 그는 자신을 도와주는 서포터들에 대한 후원을 아낌없이 하기로 유명하다. 트레이너, 파트너 등이 일본에 체류할 때 DSE측에선 식비를 지원해주긴 하는데 노게이라는 이러한 비용을 전부 몸소 떠맡는다. 동생 호제리오가 데뷔하기 전에는 그를 2년 가까이 서포트했었다. 이혼하여 미국에 체류 즁인 부모에게도 각각 돈을 보내고 있다. 그러는 그 자신은 명품에 대해서는 전혀 흥미가 없다. 자가용을 갖고 있지만 고급차는 굴리지 않는다.
어떻게 노게이라는 이런 성격이 되었을까. 일본의 관계자들은 그가 가정에서 좋은 교육을 받았기 때문이라 했다.
낙천적인 브라질리안다운 노게이라지만 자기절제력은 대단하다. 식사조절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 작년 봄에 일본에서 한신 타이거즈의 캠프를 견학했을 때 도시락이 지급되었는데 노게이라는 몇번 먹어보다가 입에 대지 않았다.
"튀김이 있군요. 저는 튀김은 먹지 않습니다. 어떤 기름을 쓰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따뜻한 휴머니즘과 함께 엄격한 프로의 자세를 겸비하고 있다. 노게이라는 이번 그랑프리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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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헤비급 선수들은 정말 식사조절에 문제 많죠. 심지어 헤비급 복서들 중에 배나온 인간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면 놀라실 겁니다. 튀김을 싫어하는 노게이라가 좋아하는 건 초밥이라네요.
2
한국에서 태권도 학원 다닐 때 브라질 아이들은 유술을 배우는가 생각하면 그들의 높은 유술 실력도 이해가 갑니다. 브라질 국내 대회 우승이 팬암 대회보다 더 어렵다는데요 지금까지 브라질인이 아닌데 브라질 국내 대회를 우승한 사람은 비제이펜이 유일하다고 합니다.
3
브라질도 포퓰리즘이 아주 심했던 나라죠... 에비타란 영화 아시죠? 지금 우리나라 꼴과 비슷했는데 그 결과가 저렇습니다. 양극화 해소라고 외치지만 결국엔 지독한 빈부격차... 노게이라 말대로 나라 꼴은 이렇게 되어도 헝그리 정신은 키우기 좋겠다 하고 위로해야 하나요? 답답합니다.
조쉬 바넷이 나카무라를 이긴 다음에 효도르가 바넷에게 엄지 손가락을 아래로 하여 야유를 했다는 거 있잖습니까.
미소를 가득 머금고요.
그게 실은 효도르가 바넷의 승리 포즈를 흉내내어 치하하려고 했는데 그만 목 긋는 포즈가 어정쩡하게 된 버전이라는 설이 있는데요.
프로레슬링에 대해 잘 모르는 효도르니 그런 실수를 할 법도 합니다.
역시 오가와에게 허슬 잘 배워둘 걸 그랬죠?
본인이 원하는 '브라질리안 타이거'보다는 '판정머신'이라는 유쾌하지 못한 별명으로 잘 알려진 히카르도 아로나. 알고 보면 참 일이 안 풀리는 선수입니다.
사실 아로나의 시합은 그렇게 재미없는 편은 아닙니다. 오히려 티토 오티츠 시합보다 더 재미있다고 생각하죠. 특히 링스에서는 효도르, 카네하라, 구스타보 마차도 상대로 엄청 멋진 시합을 전개하기도 했습니다. 프라이드에서도 가이 메츠거나 닌자와의 대결은 정말 좋았죠.
우선 아로나의 판정머신 오명은 그의 이력서에서 제일 중요한 타이틀이라 할 수 있는 '아부다비 왕자'라는 항목에 있겠네요. 아로나의 아부다비 시합은 잠 오기 딱 알맞습니다. 물론 그의 포인트 따내는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죠. 장자크 마차도, 비토 벨포트, 히카르도 알메이다, 마크 커 등 내노라하는 그래플러들이 모조리 패배를 맛보았습니다. 그런데 하나같이 개비기로 이겼죠. 같은 아부다비 왕자라 해도 한판승이 많은 딘 리스터와는 많은 비교가 됩니다.
그렇긴 해도 mma로 넘어오면서 아로나는 개비기만 하는 선수는 아니었습니다. 무시무시한 근육이 증명하듯 한방의 파워가 장난이 아니었죠. 아로나 로우킥 한번 보십쇼. 어정쩡하게 걷어차지만 파워는 끝내줍니다. 요즘은 별로 안쓰지만 펀치 연타도 무시무시합니다. 그리고 아부다비 왕자답게 그래플링으로는 절대로 꿀리지 않았습니다. 효도르와 접전을 벌인 것만 봐도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가 알 수 있습니다.
전 아로나를 아부다비 왕자라고 부르지만 유술 왕자라고는 부르고 싶지 않습니다. 아로나는 정말 독특한 스타일을 가졌습니다. 유술가이긴 하지만 스타일은 레슬러에 더 가깝습니다. 별종이라면 별종이죠. 그래플링 대회의 속성을 잘 꿰고 있다고나 할까요. 포인트로 아로나 당해낼 선수는 정말 드물 겁니다.
아로나가 욕을 먹는 제일 큰 이유는 바로 이것입니다. 아부다비 왕자인데, 유술 검은띠인데, 서브미션을 거의 안한다 이거죠. 아로나로선 억울한 노릇입니다. 원래 스타일이 이런데 어쩌란 말입니까.
아로나의 프라이드 데뷔는 초장부터 논란이 많았습니다. 가이 메츠거의 타격에 고전하다가 3라운드 파운딩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판정승을 따냈죠. 전 사실 아직도 이 시합은 메츠거의 승리라고 생각합니다만. 첫 출전부터가 판정 시비이니 아로나의 가시밭길은 예정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로나의 오명은 댄 핸더슨과의 시합에서 굳어졌는데 핸더슨은 - 이 선수도 판정이 많긴 하지만 - 정말 열심히 싸우는 파이터죠. 아로나는 핸더슨과 치열하게 싸웠지만 3라운드에 백포지션을 잡고도 초크보다는 굳히기에 들어갔습니다. 결국 이겼긴 이겼는데 핸더슨 팬들의 반감까지 더해져 아로나는 애초부터 판정으로 가려는 선수의 오명을 입었습니다.
닌자와의 대결은 참 박진감이 있었지만 이게 또 불행이었습니다. 닌자가 워낙 재미있는 시합을 하는 선수인데 이 닌자를 판정으로 이기자 시선이 고울 리 없겠죠. 더구나 닌자는 핸더슨 상대로 뜨거운 대결을 펼쳤고 팬들의 지지도 받았으니 아로나의 승리는 '판정머신'의 승리로 낙인 찍혔습니다. 저도 실제로 시합을 보기 전에 일단 아로나가 이겼다 그러면 한숨부터 나왔었죠.
아로나의 문제점 중 하나는 그의 패배들이 판정이 아니라 스릴 넘치는 KO라는데 있습니다. 잭슨의 슬램으로 인한 KO나 쇼군의 KO 모두 '판정머신을 박살낸 빛나는 위업'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지 않았습니까? 이것도 아로나의 불행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번 미운털이 박히니 모든 게 밉게 보이는 모양입니다. 아로나가 아그나체프를 초크시키자 일각에서는 탭을 했는데도 놓아주지 않은 싸가지 없는 넘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사쿠라바전에서는 눈의 상처를 손으로 누른 일이 또 문제가 되었죠. 기껏 힘들여 이기면 이런 잡음이 생기니 정말 딱합니다. (그렇긴 해도 전 사쿠라바전에서는 아로나의 행위가 지나쳤다고 봅니다.) 사쿠라바전 이후로 아로나는 완전히 악역으로 전락합니다. 일본 PPV 버전을 보면 아로나는 무슨 수를 써도 이기면 된다 같은 트리플 에이치 같은 캐랙터가 되었습니다.
딘 리스터와의 대결은 리스터의 주가만 높였다고 봅니다. 물론 프라이드에서의 서브미션 공방이나 힐훅 공방은 진짜 볼만한 것이었지만 시도를 한 것은 늘 리스터였습니다. 리스터는 아부다비 왕자다운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아로나에게 부족한 건 이런 게 아닐지.
더구나 아로나는 발목 부상으로 미들급 그랑프리에 불참했는데 이게 미들급 판도에서 밀려나는 결과가 된 거 같습니다. 타이밍도 참 지독하게 불운합니다.
아로나가 그 진가를 인정받을 수 있는 승리는 바로 실바 1차전에서의 승리라 할 수 있겠지요. 그의 실력이 비범함을 입증했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 다음 시합에서 쇼군에게 패하고 실바 2차전에서는 지는 바람에 빛이 바래지고 말았습니다. 정말 운이 따라주지 않는 선수입니다.
아로나의 팀메이트인 노게이라는 온갖 칭송을 받는데 아로나는 참 이게 뭡니까. 그러나 어차피 프로 파이터의 세계에서 환영받는 스타일이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겠지요.
아로나는 노게이라보다는 좀 비사교적이고 이기적인 면이 있는 거 같습니다. 복싱으로 치면 노게이라가 바레라, 아로나가 모랄레스라고나 할까요? 아로나는 사실 브라질리안탑팀이 아닙니다. 훈련만 거기서 하지 팀을 수시로 옮기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아로나 시합의 관점은 아마 앞으로도 '이 수퍼 판정머신을 누가 이길 것인가'하는 점일 것입니다. 아로나의 운명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렇지만 일각에서 윤동식과 아로나가 붙으면 누가 이길까 하는 의견들을 보면 윤동식 선수의 높은 재능에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됩니다. 테이크다운 능력이나 맷집, 근력(그야 유도 왕자니까)에서는 이미 미들급 탑 레벨이 아닌가 싶네요. 서브미션도 물흐르듯 들어가는 게 많은 매니아들의 눈에 띈 모양입니다. |
주심들에게만 보이고 관중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스텔스 펀치의 소유자 무사시
위기가 닥치면 묵묵히 등으로 싸운다. 코히루이마키
시합 끝난 다음에 더 힘이 솟는 티토 오티츠
저는 남자를 안기 위해 링에 오릅니다. 타카세 다이쥬
저도 만만치 않습니다. 니노 셈브리
링 안에서도, 링 밖에서도 일단 먼저 라이트훅부터. 야마모토 노리후미
로이존스는 로이존스인데 타버 3차전 때의 로이존스. 고노 아키히로
UFC 빠들은 모두 나만 믿어라. 크로캅도 이긴다. 단, 나의 오른손이 닿는다면... 팀 실비아
양배추. 턱도 알고보니 양배추. 웨슬리 코헤이라
돈만 받으면 장떙, 마이클 라마
제국주의의 상징 야마토다마시이의 본질과 종말을 그대로 보여주는 엔센 이노우에
지나갈 때마다 썰렁함이 장내를 휘감는 썰렁함의 화신. 타키모토 마코토
오오야마 슌고와 아케보노는 불쌍해서 제외
그리고 겐키수도도 계속 이 모양으로 이상한 상대들과 이상한 시합이나 하면 싫어질 거 같습니다. K-1이 손만 대면 재능있는 선수들이 쇠락??
mma에 있어서 엔센 이노우에처럼 화제를 낳았던 인물을 없을 것입니다. 링밖에서의 온갖 구설수는 복싱계의 마이크 타이슨과 맞먹을 정도였죠.
먼저 엔센의 배경에 대해 살펴봅시다. 그는 일본계 미국인으로서 하와이에서 태어났습니다. 비범한 운동신경을 지닌 이겐과 엔센 형제는 프로 라켓볼 선수로도 활동합니다.
다양한 운동을 섭렵한 엔센은 22세 때 대학교에서 유술을 접하고 유술에 빠져듭니다. 그리고 검은띠를 따내는 실력을 보이죠.
UFC에서 승리를 올리기도 한 엔센은 일본 슈토로 활동의 무대를 옮기는데 때마침 당시 일본은 유술, 특히 그레이시에 대한 공포와 환상에 사로잡혀 있었죠. 그런데 그레이시에게서 검은띠를 받은 일본계가 활동하니 당연히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무렵 엔센이 보여준 일본 문화에 대한 관심과 격투기에 대한 애정은 격투팬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했습니다. 약간 과장하면 요즘 하인스 워드 같은 존재였다 이거죠.
엔센은 '야마토 다마시이'라는 것을 자신의 심볼로 삼았는데 이는 제국주의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일본사회에서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야마토 다마시이란 태평양 전쟁 당시 군국주의 일본이 흔히 쓰던 용어로 위대한 일본혼이란 뜻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엔센은 이 야마토 다마시이가 무슨 뜻인지 제대로 설명을 한 적이 없습니다. 본인 스스로가 잘 몰랐기 때문이죠. 엔센의 다큐멘터리를 보면 엔센은 이 야마토 다마시이를 사나이답게 사는 길을 뜻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는데 굳이 번역하자면 '폼생폼사'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보통 격투기에 빠져 하나도 둘도 격투기만 생각하는 사람을 일본에서는 격투바보라 부르는데 엔센은 격투바보 이상의 과격한 이미지를 쌓아나갔습니다. 제일 대표적인 것 몇가지만 추려볼까요?
'팔이 부러져도 탭하지 않겠다.'
'내가 상대를 죽였을 때, 내 눈앞에서 그 선수의 어머니가 울어도 아무렇지도 않다'
'피는 단지 붉은 액체일 뿐.'
'링 위에서 죽고 싶다.'
어쨌거나 이 무렵의 엔센은 일본 격투계의 희망으로 촉망받는 유망주 중 하나였습니다. 슈토에서 헤비급(지금은 없어짐) 챔피언이 되기도 했고 랜디 커투어를 이기는 위업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이 당시의 랜디는 설사로 컨디션이 빵점이었다는 설이 있지만 승리는 승리죠. 엔센은 랜디에게 이긴 다음 '내가 질 거라고 생각한 사람들 모두 죽어라!' 같은 과격 발언을 했습니다.
엔센은 슈토에서의 실적을 바탕으로 프라이드에서도 성공적인 데뷔를 합니다. 엔센은 당시 최강으로 통하던 마크 커와의 대결을 원했고 실제로 엔센은 마크 커와 대결합니다. 커의 레슬링 기술에 완봉당해 아무것도 못하고 끝났지만요. 엔센은 패배하자 눈물을 쏟았는데 골수 팬들에게는 이게 큰 어필이 되었을 것입니다.
일본에 드문 유술 검은띠란 타이틀 덕분에 유술 보급에도 이름이 오르곤 했고 아부다비에서 스페히와 대결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엔센의 유술 실력 자체는 검은띠치고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검은띠가 희귀할 때를 잘 만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케이스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러던 엔센의 '초인' 이미지를 완전히 무너뜨린 장본인이 바로 이고르 보브찬친입니다. 프라이드10에서 이고르는 엔센을 문자 그대로 박살을 냅니다. 이렇게 처절하게 사람을 망가뜨린 경우는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었습니다. 이고르의 난타를 맞은 엔센은 그야말로 고문을 당한 사람처럼 망가져 있었고 제대로 걷지도 못했습니다. 고막이 터졌다고도 하고 엔센은 결국 락커룸에서 쓰러졌다고 합니다.
죽음 가까이에 가본 이후로 엔센은 다시는 예전같이 과격한 발언을 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히스 헤링과의 대결을 마지막으로 은퇴합니다. 특이한 싸이코 기질이 있던 선수였죠.
그러나 엔센의 사이코 기질은 오히려 은퇴 후에 더욱 발휘되기 시작합니다. 우선 무수한 민간인 폭행 사건을 들 수 있겠네요. 엔센은 은퇴 후 야쿠자와의 연계가 의심되었는데 실제로 그렇다고 합니다. 그는 자신의 야마토 다마시이 상품에 얽힌 이익 문제로 회사 사람들을 폭행하기도 했으며 공갈 협박에도 연루되어 있다고 합니다.
엔센의 가정 생활도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엔센은 일본에서 여자 레슬링 유망주 야마모토 미유와 결혼하는데 미유는 바로 노리후미의 누나가 됩니다. 즉 KID 야마모토와는 처남 사이가 되는 거죠.
문신에 집착을 갖고 있던 엔센은 미유에게 문신할 것을 권했는데 이게 문제가 된 이유는 올림픽에 출전할 선수는 문신을 해서는 안되는 규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 엔센은 자기 아들을 격투가로 키운다고 어릴 때부터 보통 부모로서는 생각하기 힘든 짓들을 했습니다. 손을 올리지 않는다고 자식의 뺨을 수시로 때리는 등 싸이코 기질을 보여줍니다. 엔센이 싸이코인 점은 이런 일들을 비디오로 찍어 공개하기 때문에 더욱 두드러집니다.
야마모토 노리후미가 타격에 접한 이야기도 일반인의 상식과는 거리가 멉니다. 엔센은 야마모토가 타격에 대해 아무것도 모를 시절에(이때는 야마모토가 슈토를 안하고 레슬링만 했음) 갑자기 글러브를 끼라고 하더니 마구 두들겨 패서 기절시켰다고 합니다. 그게 야마모토가 처음 타격에 접한 거라고 말하더군요. 똘아이입니다.
물론 야마모토 역시 엔센 못지않게 똘아이 기질이 있습니다. 야마모토도 링 밖에서 사람을 팬 적이 있고(가장 최근에는 링 닥터를 폭행) 엔센 못지않게 사생활이 구설수에 오릅니다. 야마모토의 누나 미유 역시 자기 남편이 공중화장실에서 민간인을 폭행할 떄 망을 보았다고 할 정도로 골때리는 인간입니다. 뭔가 유유상종이란 말이 어울리지요?
엔센은 노게이라와 싸우기 위해 잠시 컴백합니다. 엔센은 이 시합 후 아프가니스탄으로 자원 입대하겠다고 큰소리를 쳤었죠. 어쨌거나 노게이라에게 참패한 후 엔센은 911로 희생된 친구들의 가족을 위해 영어로 계속 연설을 했습니다. 일본팬들에게 있어 이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똘아이 짓이었습니다. 패자가 승자보다 앞서서 마이크를 잡는 것도 말도 안되는데 알아듣지도 못하는 영어로 장문의 연설을 늘어놓으니 누가 좋아하겠습니다. 야유가 쏟아지자 엔센은 관중들에게 fuck you!라고 외치기까지 했습니다. 이걸로 엔센은 프라이드에서 영구히 쫓겨나고 맙니다.
엔센은 이후 괌이나 하와이의 대회에서 잠깐잠깐씩 활동을 하기도 하는데 결과는 이미 옛날의 엔센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엔센의 세미나도 더이상 인기있는 세미나가 아니었고요. 오히려 엔센이 신문에 이름이 실리는 건 폭행 사건 때문이었습니다.
엔센은 최근 야마모토 미유와 이혼을 했습니다. 일부에서는 위장 이혼이라는 말도 있고 혹은 미유의 올림픽 컴백을 위한 포석이라고도 하는데 정확한 건 모르죠.
엔센은 요즘은 프로레슬링 쪽으로 진출하여 그 잘난 야마토 다마시이의 몰락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그는 후배들의 연습을 도와주기도 하지만 야쿠자 쪽과 더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야쿠자들이 프로레슬링 흥행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도 하죠. 요즘은 아무도 야마토 다마시이를 본받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제국주의 몰락과 엔센의 몰락은 어쩐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프라이드의 그 오가와가 아닙니다.
오가와는 유도 은메달리스트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정작 스스로는 유도가보다는 프로레슬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발언들을 많이 했죠. 그래서 유도영웅으로 오가와를 존경하던 효도르가 큰 혼란을 겪었다는 일화도 있습니다.
프로레슬러로서의 오가와를 살펴보겠습니다.
오가와는 일단 프로레슬러로서는 결코 최고의 선수는 아니라고 판단됩니다. 경기력 면에서, 언더데이커나 더락 같은 미국의 일류 선수들과 비교해보면 상당히 템포가 느립니다. 기술도 거인치고는 상당히 얌전한 기술들만 씁니다.
일단 유도를 많이 접목시키고 있어서 업어치기나 넘기기 같은 기술들을 자주 쓰는데 프로레슬링식으로 상대가 기술을 받아주니까 유도의 호쾌함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프라이드에서의 유도 기술들이 더 멋있죠. 유도와 프로레슬링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오가와의 필살기는 STO. Space Tornado Ogawa의 약자인데 그냥 더락이 쓰는 락바텀의 원조격이라 보시면 됩니다. 같은 기술도 박력 넘치게 하는 더락과 그러지 못하는 오가와의 자질 차이가 엿보입니다. 달려가면서 쓰는 STO Bomber도 있는데 필살기치고는 좀 얌전하죠.
헐크 호건이나 텐류 켄이치로 같은 노장들은 단순한 주먹질이나 춉 하나하나도 정말 박력있게 하는데 프로레슬링이 생각보다 심오하다는 걸 느낍니다. 텐류가 지금 50대인데 지금도 그 사람 시합은 정말 재미있습니다.
허슬을 세상에 널리 알린 시합이었던 오가와와 골드버그의 대결은 좀 썰렁합니다. 일단 오가와가 그렇게 멋진 기술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이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골드버그도 일반인의 눈으로 보기엔 별로 대단치 않은 기술에 나뒹구는 게 김이 빠졌죠. 뭐 마지막엔 잭해머로 이기긴 했지만.
오가와는 일본인으로선 보기 드문 당당한 체격과 핸섬한 얼굴로 주연에 적합한 레슬러이긴 하지만 그의 시합 자체는 그리 박진감이 넘치지는 않습니다. 오가와 시합 보다가 더락이나 브록 레스너 시합 보면 벌써 공기가 달라집니다.
현재 허슬에서는 오가와의 이런 2% 부족한 문제점을 깨달아서인지 인기 개그맨 하드게이를 발탁하여 오가와와 같은 허슬팀에 넣었습니다. 현재 하드게이 효과는 매우 성공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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