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잡담

발경에 대해서.....

사이코 킬러 2009. 8. 21. 08:24

 오늘은 발경에 대해 한 번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말하죠. 왜 중국무술엔 발경이 있는데 이종격투전에선 쪽도 못쓰냐구요. 물론 중국무술에 이종격투전에 소극적인 것은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습니다만 그 이유는 굳이 여기서 말할 필요는 없는 내용같군요.

 

 일단 발경에 대해 가볍게 알아봅시다. 발경은 중국무술의 전유물이다? 천만의 말씀입니다. 거의 모든 무술은 발경이론을 갖고 있습니다. 단지 중국무술이 가장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았을 뿐입니다. ITF의 사인웨이브이론이 중국무술의 침추경과 그 이런적 배경이 동일한 것처럼 말입니다. 태권도에도 유도에도 복싱에도 발경이론은 있습니다. 단지 정리되어 있지 않을 뿐이죠. 쉬운 예로 복서의 기본자세를 봅시다. 가드를 올리고 고개를 움츠린채 머리를 들어 전방을 주시하죠. 이런 자세를 취하면 자연스럽게 가슴팍은 오목해지고 등부분은 활처럼 휘게 됩니다. 이것이 곧 중국무술에서 말하는 함흉발배입니다. 결국 복싱에서도 함흉발배를 기본자세를 쓰고 있습니다. 단지... 정리되지 않았을 뿐이죠. 발경도 마찬가지입니다. 각각의 무술들은 자신만의 발경이론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술간에 공통점과 차이점이 존재하게 되는 겁니다.

 

 발경이란 대단한 기술이면서도 또한 어느 무술에나 존재하는 것들입니다. 발경이란 말 그대로 힘을 낸다는 뜻인데 딱꼬집어 말애 이 힘에는 기준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건 발경이다 아니다란 기준이 참 애매모호하다는 것입니다. 기준이 애매하니 공이 없는 사람이 세련되게 미는 연습을 통해 발경처럼 보여지는 경우가 많고 무술에 대한 전문적인 안목이 없는 사람들은 솔직히 구분하는게 쉽지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발경동영상 가운데 가장 뛰어난 수준의 동영상은 무엇일까요? 바로 마쓰이관장의 기와격파 동영상입니다. 발경은 비밀스럽고 신비로운 기술이 아닙니다. 지극히 논리적입니다. 마쓰이 관장의 기와격파동영상을 보면 손바닥에 기와에 가깝게 댄 상태에서 그대로 바닥까지 손바닥이 밀고 들어갑니다. 그 정도의 짧은 거리에서 십여장의 기와를 손바닥으로 눌러버릴 정도의 힘이죠. 그게 극진2대관장입니다. 까놓고 말해 이소룡이 롱비치에서 보여준 촌경시범보다 앞서면 앞서지 결코 뒤지지 않는 수준입니다.

 

 보통 발경이라고 하면 뭔가 신비롭고 치명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부분은 만화와 오컬트싸가지들의 공이 큽니다. 만화는 X도 모르면서 발경이란 단어를 우후죽순처럼 남발하였고 오컬트내석들은 그에 동조하여 실생활에서도 발경이네 하면서 나자빠졌죠. 중국무술을 오랜 수련한 노사는 손바닥으로 상대방의 복부를 쳐서 내장을 터뜨릴 수 있다... 오컬트녀석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런데 그게 뭐 대단한 겁니까? 코마 1회 대회에서 태국의 펫람엑 쏘시리왓은 일본의 하코자키의 옆구리에 무릎을 쑤셔 넣었고 하코자키는 그길로 응급실로 직행하여 내장파열로 수술에 들어갔습니다. 백발노인의 손바닥도 펫람엑의 무릎도 결국 상대방의 내장을 박살내는 같은 결과를 가져 왔습니다. 오컬트녀석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다른 무술도 충분히 대단하다는 것은 인정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모르고 있다는 겁니다. 맨주먹으로 휘두르는 타이슨의 강펀치가 과연 오랜 수련을 거친 중국무술가들의 발경만 못할까요? 웃기는 발상입니다. 전에도 말했듯이 훌륭한 무술은 과장되는 법이 없습니다.

 

 발경은 신비로운 비법으로 생각치 않고 물리적인 합력법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 바로 발경의 과학이라는 서적입니다. 무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거의 다가 한 번쯤 읽어봤을 책이지요. 그러나 아쉽게도 이 책에서는 외삼합만을 이야기할뿐 내삼합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국무술의 참된 가치 즉 수많은 무술가들이 그 최종적인 종착지로 중국무술을 택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오랜 역사에서 나오는 중국무술의 심오함에 있고 그 하나가 바로 내삼합입니다.

 

 발경이란 지극히 물리적인 힘이며 수련을 통해 얻어지는 합력법입니다. 그리고 모든 무술은 각각의 수련형태에 따른 나름대로의 발경법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제대로된 무술에 한해서 그렇습니다. 사이비무술들도 그렇다는건 아닙니다. 그러나 발경에 대해 무술들이 공통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부분은 주로 외삼합의 부분입니다. 보다 심도깊은 내삼합의 부분까지 들어가면 상황은 달라지게 되지요.

 

 내삼합이란 어떠한 기술이라기보다는 외삼합에 플러스알파를 가져다주는 방법이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화재현장에서 초인같은 힘으로 자식을 구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바로 내삼합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보통 내삼합이라 함은 심기력의 일치를 말합니다. 심은 마음 기는 기, 력은 힘입니다. 마음은 기를 불러 일으키고 기는 힘을 부른다... 이게 곧 내삼합입니다 .그러데 말은 쉽지만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까놓고 말해 대체 저게 무슨 의미입니다. 어깨는 하늘은 이고 있는 듯 발은 땅을 움켜잡고 있는듯... 이것과 다를바가 없죠.

 

 중국무술이 다른 무술보다 앞서 있는 부분이 바로 이 심이라는 부분입니다. 심이란 마음을 의미하니 이는 곧 정신의 집중을 말 합니다. 뇌호흡을 가르치는 사람들은 수련생들은 특정한 뇌파상태로 되게끔 훈련시키는 것이 주된 목적입니다. 이 뇌파는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마약을 복용하면 인간은 이 뇌파 상태로 도달하게 됩니다. 예술가들이 마약에 손을 대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마약을 복용함으로써 이 뇌파 상태를 지속시켜 예술적인 영감을 얻기 위해서란 말도 있습니다. 이 뇌파가 바로 미드알파파입니다.

 

 일상생활의 뇌파는 베타파입니다. 그리고 참선처럼 심적으로 이완된 상태에서 발생하는 뇌파는 알파파입니다. 베타파는 알파파보다 주파수(Hz)가 높습니다. 미드알파파란 베타파와 알파파 사이의 주파수를 갖는 뇌파를 말하는데 상승발경은 수련을 통해 짧은 시간내에 인위적으로 의식을 드알파파 변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한병철 박사님은 변성의식상태라고 정의했습니다.

전 에스퍼-초능력자-를 믿지 않습니다만 에스퍼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뇌파 역시 미드알파파입니다.

 

 무술이 높은 수준에 도달하게 될 경우 변성의식상태로 접어드는 시간이 극히 짧아지게 되는데 이러한 의식상태에서 행하는 발경이 고급발경 즉 하급발경에 무언가의 힘을 더한 수준의 발경입니다. 이것이 곧 우리가 만화책에서도 들었던 비법과도 같은 발경의 영역이지요. 그러나 저는 이처럼 심오한 내용에도 불구하고 발경이 단순무식한 물리력보다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발경조차도 무술의 가장 오래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 방법일 뿐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무술의 영원한 난제라 불리는 체중차 즉 힘의 격차입니다. 사람에서 곰을 한 방에 때려잡을 수 있는 힘이 있었다면 과연 무술이 발전하였을까요? 먼저 선빵 날리는 사람이 이기는데 무술이 무슨 필요가 있겠습니까? 결국 사람이 갖는 물리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와 같은 힘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무술이 생겨났고 기술이 발전된 것입니다. 결국 이 모든 것이 힘의 격차를 보완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일 뿐입니다. 고급발경조차도 압도적인 힘의 격차를 해결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힘은 모든 것의 근원이지요. 모든 무술의 수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단 한가지 요소 그것은 곧 힘입니다. 아무리 미드알파파 상태에서 천년을 머물 수 있다고 해도 기본적인 물리력이 없다면 고급발경에 의한 추가적인 힘 역시 제한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스피드요? 힘 없는 스피드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결국 스피드란 빠른 움직임 곧 근육과 골격의 상호작용이며 이를 가능케 하는 것 역시 힘입니다. 이러한 힘을 적재적소에 잘 분배하도록 노력하는 것을 가리켜 공을 닦는다라고 하며 그것이 곧 공력입니다.

 

 발경은 심오하고 뛰어난 기술이지만 또한 모든 무술이 공통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정신적 집중-의념이라고 부릅니다-을 통해 구사하는 고급발경이 물리적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하는 하급발경보다 낫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발경은 뛰어나고 심오한 기술이지만 지극히 논리적인 것이지 신비스럽게 비전된 것이 아닙니다. 결국 발경이란 승리를 위한 수단을 뿐이죠. 도라에몽의 주머니가 아닙니다. 마치 모든 기술 위에 존재하는 무엇인가라고 착각한다면 이는 큰 오산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발경은 대단하지만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논리적이다. 때문에 상식의 연장선에서 이해해야 하지 상상의 나래를 펴셔 이해해야 하는 영역이 아닙니다.

 

  두서없이 쓴 짧은 글이지만 이 글을 통해서 발경을 보다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으면 하는군요. 오컬트아해들에게는 말을 해도 통하지 않지만 말입니다.

 

PS:이글은 아이팝에서 퍼온글입니다... 그래서 스크랩은 금하고 있으며(제 글이 아니니까요) 전 고양이의 무술나라 운영자이시자 현 아이팝 종합격투기 RTP에서 활동을 하고 계시는 토끼대장님의 글임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