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및 철학

관문에서 비를 묵자

사이코 킬러 2009. 8. 7. 10:00


공수반이라는 사람이 초나라를 위하여 수레 위에
사다리를 세운 운제라는
공격용 무기로 송나라를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묵자는 제나라에서 꼬박 열흘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길을 재촉하여
초나라 서울인 영에 도착하였다.

그리고 공수반을 만나 말했다.
" 북쪽에 나를 업신여기는 사람이 있기에
선생님의 힘을 빌어 그자를 죽이고자 합니다."
공수반이 그 말을 듣고 언짢은 기색을 하였다.
묵자가 다시 말했다.
"십금을 바치겠소이다."
" 나는 의롭기에 본시 사람을 죽이지 않습니다."

묵자가 일어나 두 번 절하고 말했다.
" 설명해 주십시오. 선생께서 운제를 만들어
송을 공격하려고 하신다지요?
초는 땅이 넓고 오히려 백성이 모자라는 형편인데
부족한 백성을 죽여가면서
넉넉한 땅을 넓히려 전쟁을 하는 것은
지혜로운 일이라 할 수 없습니다.
또한 적은 수의 사람은 죽이지 않겠다는 분이
전쟁을 일으켜 많은 사람들을 죽이려 하시니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설복된 공수반이 말하였다.
" 하지만 이미 초 왕이 결정한 일이라 번복될 수 없습니다."

묵자는 초 왕을 알현하고 말하였다.
" 지금 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자기에게 있는 비단옷을 두고
남의 남루한 옷을 훔치려 합니다.
자신의 좋은 수레를 두고 다 낡은 수레를 훔치려 합니다.
자신의 쌀밥과 고기반찬을 두고 남의 죽을 훔치려 합니다.
이런 사람은 대체 어떤 사람일까요?"

초 왕이 대답하였다.
" 도둑질 하는 버릇이 붙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요."
묵자가 그 말을 받아 말하기를,
초나라 땅은 사방 5 천리에 걸쳐있지만
송나라 땅은 겨우 5 백리에 불과하여
이는 좋은 수레와 다 낡은 수레와 같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 생각으로는 임금님의 관리들이
송나라를 공격하려 드는 것은 비유컨데
도둑질을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이나
다를 바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송을 공격하는 것은 대왕의 의로운 이름을 손상시킬 뿐,
얻어지는 것은 없는 줄로 압니다."

"좋은 말씀이오. 하지만 공수반이 이미
나를 위하여 운제를 만들었으니
반드시 송을 취해야하오."

묵자는 공수반에게 운제로 자신의 허리띠로 만든
모형성곽을 공격하게 하였다.
공수반은 모형 운제로 아홉 가지의 계략을
다 사용하여 공격하였으나
묵자를 이길 수 없었지만 묵자의 방어책략은 여유가 있었다.

공수반이 말하기를,
" 저는 선생을 막을 방법을 알고 있지만 말하지 않겠습니다."
묵자가 말했다.
" 나 역시 선생이 나를 막는방법이 무엇인지 알고 있지만
말하지 않겠소."

초왕이 물었다.
"그 방법이 도대체 무엇이오?"

묵자가 대답하였다.
" 공수반의 생각은 신을 죽이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신에게는 금활리 등 제자 300 명이 있어서
이미 수비하는 기구를 가지고 송의 성루에서
초나라 군사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신을 죽이실 수 있다 해도 저들을 없앨 수는 없을 것입니다."

초나라 왕이 말했다.
" 훌륭하도다. 내 송을 치지 않기로 하리다."

묵자는 돌아오는 길에 송나라를 지나게 되었는데,
마침 비가 내려 송나라의 한 고을의 관문 안으로 들어가려 하였지만
관문지기가 들여보내 주지 않았다.

그래서 옛말에 [훌륭한 일을 해낸 사람은 백성이
그 공로를 알지 못하고
이름을 빛내기를 다툰 자들만을 알게 된다 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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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사회적 동물이다는 말처럼 어디에 속하기를 좋하여
예로부터 붕당을 짓고, 파벌을 구축하며 학연, 지연, 혈연, 심지어
자동차 차종별 모임을 만들기까지 합니다.
당연히 분열이 있는 곳에는 다툼이 있기 마련입니다.

나라로 나뉘면 나라끼리 싸우고, 모임이 나뉘면 모임끼리 다투며,
생각이 나뉘면 역시 고성이 오고 갑니다.

묵자는 비전론자이자 겸애주의 사상가로 저 개인적으로는 동양의 현인 중 으뜸이라고 생각합니다.
"양자는 자신의 터럭을 하나만 뽑아 적선하면 천하가 크게 이롭다고 하여도
결코 움직이지 않을 사람이지만 묵자는 자신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닳아 없어진다하여도
천하에 이로움이 있다면 기꺼이 그리 할 사람이다."

우리는 얼마 남지 않은 생애에 니편 내편을 가르고 서로 싸울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한 번 따져 볼 일입니다.
그리고 우리 손에 쥐어진 시간이란 자산을 포함하여
사실 우리가 아는 것, 가진 것, 그리고 자랑할 만한 것 중
우리 스스로 우주 밖에서 가져 온 것이
어디 한가지라도 있습니까?

우리가 베푸는 것 하나 하나, 다 거져 받은 것 아닙니까?
우리 몸을 포함하여 우리가 돌아 가야 할 때 다 놓고 가야만 하는 것은
모두 우리 것이 아닙니다.

마음을 열어 주는 것 쉽지 않지만 그리 어려운 것 아닙니다.
우리의 마음이 때로 변하듯 다른 사람도 그리할 수 있다고
돌려 생각만 하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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